|
젬젬
|
2013-12-03 21:13:47, 조회 : 326, 추천 : 61 |
아무때고 시간만 되면 산촌으로 달려온다
그만큼 시간의 넓이가 넓어졌다는 말
어제 저녁 늦게 산촌으로 왔다
준규를 두고 와야해서...
겨울 추위가 더 오기전에 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에 오면 잠시 쉴틈이 없다
뒷 산 참나무 태풍에 쓰러진채 그대로 있어
해체 작업하기로 했다
최신식 도구도 장만 했고 (요즘 지게는 얄미늄으로 만들어 가볍다)
거금 오만원을 들여 지게를 샀다
옆지기 나무는 뒷전이고 하루 종일
책꽃이 만드느라 정신없이 하루 보냈다
작은방 책정리하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잊은듯 했던 기억도 새롭게 살아나고
케케묵은 먼지 털어내듯 부스러진 기억들도 모두 정리했다
어쩌면 우리네 인생여정은 날마다 먼지 털어내듯
일상을 털고 닦으며 그렇게 세월을 보내고 맞이하며 사는게 아닐까
이 산골에 들어와 살면
세상과 이야기 하는 날이 줄어 들테고
내 마음속에 자라던 미움의 찌꺼기들도 자연 순화될테지
키가 큰 나무를 보고 내마음의 키도 키워가며
하늘에 몇조각씩 떠 있는 구름에 위안을 삼고 살테지
책꽃이 에 꽃힌 시집 한 권 꺼내 읽으며
겨울밤 깊어가는 산골의 적막함을 일기장에 쓰는 날도 더러 있기를 희망한다
찻 물 끓는 소리가 덧 없이 좋은 날에...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