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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이야기
젬젬  2005-04-19 02:53:30, 조회 : 610, 추천 : 112

삼월이 시작되면서 뭔지 모르게
난 조급증 환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한템포 천천히 가려해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엇이든 빨리빨리를 외쳐대며 방황을 했다.

하루하루 놓아주는 날들이 내뒤로 아스라하게
깔린 안개처럼 나를 싸고 감돌때 마다 내안에서는
자책하는 소리가 점점 더 커져가고, 잠못드는 날들이
더러 있어 하얗게 밤을 새며 아침을 맞이하기도 했다.

어미로 ,아내로, 며느리로, 살아온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한순간의 섬광처럼 사라졌다 나타나며 가슴밑바닥에 웅크리고 있던
풀러놓지 못했던 일들이 켜켜이 앉은 딱지를 떼고 맨살로 드러난다.
절망같은 아픔이 온몸으로 퍼져 아무도 없는때를 타서
꺼이꺼이 울어버렸다.

유별난 입덧으로 인해 말못하게 겪은 고통과 시어른들의 곱지않은 시선을
하루하루 견뎌내며 지내던 움막같았던 신혼의 언저리 그리고 생과사를
넘나들던 출산의 긴터널. 그때의 스산한 바람 한줄기가 가슴으로 파고든다.
임신중독으로 인해 죽음의 문턱이란걸 가까스로 넘긴후의 첫만남은
한동안 산후 우울증이란 반갑지 않은 선물까지 가져다 주었다.

스물여덟해를 내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지내다
한 여자의 지아비로 새로운 삶을 위한 출발이 한편으로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론 왜그리 마음이 짠하게 아프던지.....
정신없는 날들이 지나가고 결혼식이 있기 며칠전 착찹한 심정이라며
말을 건네던 모습을 보니 내가 겪었던  일이 떠올랐다.

기울어진 집안에서 바랄것이 라곤 아무것도 없었던 착찹함에
결혼이라는 자체가 부담스러워 멀리 도망이라도 가고 싶었던 그때.
작은 오빠집을 엄마랑 갔었다.
그무렵 오빠는 가족과 떨어져 자카르타에서  지내고  수원에서
지내던 작은 올케는 둘째 조카를 출산한지 한달이 좀 지난 후 였다.
급작스럽게 잡힌 날짜 때문에 언제 결혼하게 되였다는 말을 하러 간 것인데
별루 이쁠것 없는 시누이 결혼이 뭐그리 달가왔을까만. 살면서 크고 작은
일들이 겹쳐 질때마다 잊혀지지않고 떠오르는 것은 그날밤 인천행 막 차를
타고 오면서 버스안에서 평생잊지못할 상처로 인해 내내 울며 왔던 일이다. 내 존재의 가벼움보다
오빠집에 남아있던 엄마의 말로 표현할수 없던 표정이 가슴을 후벼파며 못견딜만큼 아팠다.
난 정말 어디로 잠적해버리려고 했다. 순간 내가 가족모두에게
짐이 되어버린것 같아 자존심도 상했지만 오빠의 뒷바라지를 조금이나마
했던 내가 받은 상처는 너무도 깊게 나있었다. 여자의인생에 있어 결혼전 만큼은
아름다운 설레임으로 보낸다고 했지만 난 미래에 대한 어떤 설계나 꿈 같은건
여유롭게 그려볼 수 조차 없었다.  결혼식날 카메라를 갖고 온다던 올케는 끝내 안 왔다.

초등학교 입학하기전 탈장으로 인해 수술을 받아야 했을때
수술실로 들어가며 울던 너의 모습에 내 죄 같아 초조하게 기다리며
내가 할수 있었던건 흐르는 눈물만 훔쳐내던일. 그리고 별탈없이
자라며 착하게 커준것에 늘~마음속으로 신께 감사를 드렸다.
유별나게 할아버지와 할머니에 대한 사랑은 지금도 변함이 없는걸 보며
시킨다고 하는것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난 사랑이라는걸  내가 배운다.

결혼식날, 어느신랑신부가 아름답지 않을까만은
지독한 고슴도치모로 어느새 변해있어 내눈엔 너희들이 제일 아름다웠단다.
사랑으로 감싸앉고 허물은 벗겨내어 멀리 버리고 좋은것만 일러주고
늘~초심같은 설레임으로 살기를 부탁하고 바램한다.



수메루
이번에야말로
고요하게 가라앉아서 갑니다....................
04-22
01: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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