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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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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25 07:34:29, 조회 : 417, 추천 : 108 |
지난날
우산의 낙서장에서
초롱별님이 남기셨던 낙서들....
하나씩 모아 두었었는데
우연히 다시 읽다가 이곳에 남겨두는것도 좋을듯하여
옮겨 봅니다.......
오랜 시간전에 묻혀진 기억들 하나씩 열어 보시고
작은 미소 있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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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별(2002/10/12)
푸른하늘을 베어내어
나 누울만큼만 펴놓고
지나가는 바람을 본다
여덟빛깔의 무지개가
바람끝에 부서지고
오래된 이름하나 얼굴이
낮달처럼
가슴에 내려앉는다
시월이가는날에는.....
초롱별(2002/10/14)
하늘사랑이 달빛타고 넘나드는 억새밭
숨어우는 바람소리에
달빛마져 구름속에 숨는다
그
아름다운 은발은
비단물감 풀어내도 한폭도
짜지못하거늘
억새밭에는
달빛이 하얗게부서진다
초롱별(2002/10/22)
시월이 가는날에는
청남빛 하늘을 베어내어
나
누울 만큼 펼쳐놓고
지나는 바람끝에 귀 기울입니다
기다림이 두려워 열어볼수
없었던 그대 마음
행여
바람끝에 묻어왔을까
눈을감고 들어보는소리
오늘도
시월이 가는 바람소리만
우__ 우 들릴뿐.......
베어낸 하늘자리에
낮달로뜬
그대모습이
내가슴에 내려와 앉습니다
초롱별(2002/10/23)
수평선을 껴안은 바다가
서있는 작은섬
마음을 비우고
작은섬을 담으라간다
서있는 바다가 잔잔한
웃음으로 반겨준다
더 가난해지면
바다가 석양에빗대어눕는다
초롱별(2002/10/24)
거실유리창을 닦았다
마흔여덟해의 가을빛이
좀 더 깊숙히 들어와주길
바라면서 .......
뿌연 햇살이 굼실거리던
아침이 몇번의 걸레질로
말갛게 들어와 눕는다
칸칸이 들어오는 겨자무늬햇살
한칸씩 더듬거리는 내 기억들
흐린날도 있고
비오던 날도
우울한 샹송이 들어있기도
먼대서 오는 바람도
바다를 헤엄쳐온 파도도......
오늘아침 유리창엔
마흔여덟해 하늘도
들어와 같이 누워있다
초롱별(2002/10/29)
모를 일이에요
정말
모를 일이에요
사람과 사람사이에
있는 섬
닿을수 없는 거리
모를 일이예요
우두커니 앉아서
들여다 봐도
그 섬은 그대로인채
내 안으로 들어오는건
그대의 그림자뿐......
모를 일이예요
얼만큼 지나야
얼만큼 세월이라는 파도가
깍아안고 가야
가까이 닦아설수 있는지
모를 일이에요
초롱별(2002/10/30)
잠못드는날에는
풍경소리를 먹는다
내마음이
풍경이되여
그대에게전하는말도
풍경처럼 울린다
그리움까지 담아서......
초롱별(2002/11/8)
조개껍질속 이야기는
바닷가에서만 살아있답니다
파도소리에
수런거리는 이야기가 살아나고
그대가슴같은 노을이 있어야
그 이야기는 詩가되고
소설이되고 수필도되어
하나씩 엮어지는 꿈이기도합니다
날씨만큼이나
마음에 온기가 사그라드는날
초롱별(2002/11/25)
아직도
가만히 내려놓을 낙엽이
있는가보다
입김같은 바람이
후~우하고 지나가면
낙엽이 소리내어
울음인지 웃음인지
초겨울 문턱을 넘어오려한다
햇살좋은날
양지녁에 앉아 땅따먹기
하던날처럼
오늘도
하늘이 푸르러 꼭 그날처럼
느껴졌다
초롱별(2003/1/9)
아무것도 덧칠하지 않은
하루가 게걸음치듯
슬금슬금 지나간다
오전과 오후
사람들이 갈라놓은 시간표
내겐
빗금쳐진시간이 더 많고
비워둔 날은 그대만의 시간이리라
아직은
등고선같은 주름살이 깊게
패이지 않았지만 그 시간들이
내게가져다 줄 세월에대한 약속이리라
기다리지 않아도
시간은 내게 잊지않고 가져다 줄탠데
그 하루를 넘기던 책장을 덮고
낙서를 하고있다
등고선 같은 주름살처럼....
초롱별(2003/1/8)
겨울물안개의 쓸쓸함을
아시는지요
빈가지끝에
하얀안개꽃으로 피는
쓸쓸함을.......
하루도 못피고 한나절이면
지지도 못하고 사그라지는
쓸쓸함을.......
그대는 정녕 모르시더이다
초롱별(2003/1/8)
술잔을 들고 바다로간다
灣으로둘려쳐진 바다는
넓은항아리가되어
하얗게부서지는 파도까지
담아낸다
술취한 바람이 낮게불다가
바다에 빠지면 비틀거리는
파도가되어 밀려오고
한잔의 술을 마신
발자욱은 두개가 나란히
점점으로 찍혀 멀리멀리
수평선을 껴안으며 가버린다
바다와 술잔은
오늘도
灣으로 둘러쳐진 항아리를
만들고 그사람을 기다린다
초롱별(2003/1/10)
겨울안개
그대의 눈길 감추고싶어
안개을 펼쳐놓고
아침해가 떠오르기전에
숨어버린다
하루의 공간을
윤회하는 사람의 일
겨울안개 같은날.....
초롱별(2003/1/21)
말갛게 비워낸
고백을 담을수 없어
손끝에 전해지는 따스함으로
너의 그 고백을
난 오늘도 듣는다
때론 진한 갈색으로
때론 연한 푸르름으로
때론 대추 그 고운빛으로
너의 순백한 고백은
설레이게하는 아침.
초롱별(2003/1/21)
잠안오는날은 친구가 돼주었다
즐거운날은
너의 차분함으로 들뜨던 맘을
가라않히고
세월이 흐른 무상함을
느낀날은 말없는 위로를
내게 주었다
꽃무늬 화려한 그림이
있는것보단
청자빛고운 너가 더 좋아
반들반들 윤나게 닦아놓고
슬플때는 슬픔을
기쁠때는 기쁨을
우울할때는 우울을 담아
함께하는 너
내겐 말벗이 되어주는너가
소중한 친구란다
초롱별(2003/1/21)
분청으로된 찻잔이면 더 좋겠다
푸르름이 녹아들수 있도록
하늘빛도 우러나올수 있게
흘러가는 구름도
잠시 멈추워 찻잔위에 비추고
흔들리며 떨어지는 낙엽이
물주름을 만들수 있으면
더 할나위없겠지
방바닥이 면 어떻고
책상위면 어떠랴
오래전에 잊혀진 기억이
떠오른다면
석고상처럼 기다릴수 있는대....
초롱별(2003/1/22)
아라베스크 무늬같은 내하루가
눈 에 덮여버렸다
에게해의 그 짙푸른 하늘이
차츰 바래지더니
겨우내 얼어죽은 별빛이
쏟아져내리는 날
그날은
흰눈이 조각 조각 내하루를
덮어가고 있을줄 난 몰랐네...
초롱별(2003/1/29)
고독. 사랑은
물수제비 처럼 여운이 남고
이별은
나무뿌리처럼 가슴에
흔적을 남겨 아픈가 보다
음악이 가슴을 헤짚어놓는구나
바람이 불어
풍경은 몸부림을 치는대.....
초롱별(2003/2/16)
누군가
남쪽에서 힘센 입김으로
봄을 보냈나 보다
.
.
.
나무가지에 앉은 새한마리
봄 햇살이 깃털을 간지럽혀
아름다운 소리로 봄 소식을 전한다
봄을 보낸
알수 없는 이
가을엔 서늘한 바람을 제일먼저 보내오리다
초롱별(2003/2/16)
달빛이 보고싶어서
달빛에 취하고 싶어서
달 마중나갔더니
.
.
.
.
.
달빛이가난 해서 그냥
들어왔네.....
달빛이 가난한밤
초롱별(2003/2/18)
유리창 너머엔
안개가 우수처럼 가득하고
하루를 열고 있는 나도
안개속을 걷는다
그대 뒷모습 이 안개속에
묻힌날
.
.
.
초롱별(2003/2/17)
한무리의 새떼가 낮게 날아간
봄 빛 가득한 하늘
창밖은 햇살이 수다스럽고
창안은 내가 말없이 앉아있다
가끔은
沈默이 낮설어 혼자 중얼거리고
.
읽던 책 마지막장을 덮는것 처럼
알싸한 하루가 조금 남았는대
수다스럽던 햇살이 점점 줄어드는시간
이월이 반도 더 내기억으로 넘어갔다
.
.
봄꽃 후리지아를 사온날
초롱별(2003/2/20)
햇살이 따스해서 화단에
있는 낙엽을 들춰보았더니
겨우내 마른잎으로 봄오는걸
기다렸나보다 하늘매발톱새순이
파랗게 돋아나오고 있었다
모란가지에 새순도 부풀어오르기
시작했고
사람은 춥다고 하면서도 입으로 봄을
기다리지만
자연은 하나씩 순리을 지켜가며
계절을 안고온다
초롱별(2003/2/19)
추운날
유리창에 입김을 불어댄것처럼
봄이 퍼진다
나른함도 같이.....
기지개 켜는 나무들의 소리에
봄은 더 수선스런걸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목련꽃망울 동백꽃망울이
사랑고백을 담느라 점점
부풀어오르고....
누구의 봄이 오길래
이리 가슴이 촉촉해지는걸까
초롱별(2003/2/24)
비 그치고 난후
바람이 따라왔다
봄 햇살은
구름뒤에 살짝 숨어서
바람이 남기는 흔적을 보는중
약속은 때로 피곤하기도 .....
초롱별(2003/2/21)
길없는 길을 간다
사랑의 변주곡엔
음표가 없듯이.....
하현달 같은 그대
봄안개속으로
한발자욱만 닦아오소서
흐린날의 연가 .....
초롱별(2003/2/21)
봄을길어 올리는 비가 내립니다
가슴께 까지 남아있던
겨울자락이 한겹씩 벗겨지면
버들강아지 입술을타고
흘러내린 봄이
시냇물따라 옵니다
나뭇가지위의 묶은새집에도
성근가지틈으로 봄이 스며들면
저 혼자 바쁜 봄을 노래할탠데.....
난 아직
봄을 맞을준비를 하지못했습니다
온 산이 붉은기침을 해대는 날
내봄은 그때야 오기때문에.....
초롱별(2003/2/25)
물방울 같은 인생
찰나를 견디면
아름답게 비쳐지고
순간을 이겨내지 못하면
뚝,뚝 떨어져버린다
또한 인생은 썰물과 밀물처럼
서로 의 당김으로 살기도하겠지
흐린하늘속에 숨은 햇님도
저녁 별과 달에게 안녕을하는시간
나도 나에게 안녕 해본다
초롱별(2003/3/21)
찻잔을 들여다 본다
달콤함보다
행복함보다
기쁨보다
쓴맛, 슬픔,이 더 많이 담겨있다
비우고
또비우고
오늘은
봄만 담아마시자
아지랭이도 넣고
푸른색도 넣고
자지러질것 같은 바람도
마냥유혹하는 눈부신햇살도
넉넉히 담아서
한번에 다 마시지 말고
조금씩 천천히 봄을 마시자
내몸이 푸르게물들때까지....
초롱별(2003/4/8)
목련꽃잎위에
4월편지를 썼다
그대이름석자 쓰고
쓸말이 없어
"사랑해"라고만 쓰고
나무아래 묻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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