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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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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2 00:15:01, 조회 : 462, 추천 : 99 |
안개가
자욱한 길을 달려 가는 기분은 늘 그렇듯이
내가 안개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
아침바다는 썰물이 빠진 갯벌을
다 들어 내놓고 더 이상 보여 줄것 없다는듯
적나라한 누드다.
수도 없이 달려가는 길이건만
언제나 느낌이 다르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가 다 그렇듯
바다의 색과 냄새도 다 다르다.
난 가을바다를 좋아한다.
푸른색으로 점점 깊어져 가는 황홀하리 만치 깊은 물빛의 색.
그 깊은 물밑엔 내가 잃어버린 것들이 고스란히 다 들어 있을것만 같다.
어느날 창호지 문틈새로 스며들던 늦가을 아침의 햇살 한줌과 이른 봄날의
양지바른 담밑에 있던 아주 작은 계집아이의 그림자까지 모두 건져 올릴수
있을 것만 같아 쓸쓸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가을바다의 내음과 물빛......
문득
지치도록 고달퍼 본적이 있었을까?
자문해 본다.
세상 밖으로 한발자욱도 나서지 못한 어리석음에 대한
부끄러움을 누구에게 들킬세라 그럴듯한 포장을 하는지도 모르지만.
이런게 심드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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