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붓다 못해 쏟아지는 비
빗소리에 놀라 한숨도 못자고
아침일찍 서둘러 산촌으로 향했다
가는 길은 물바다 반대편에서 차가 지나가면
앞이 안보인다
위험한 순간이 몇번. 등골엔 식은땀이 흐르고....
바다는 만조시간이라 쏟아진 빗물을 그대로
얼싸안고 출렁인다
미사시간이 다되어 난 성당입구에서 내리고
남편은 산촌을 얼른 다녀오라 했다.
미사도중에 궁금해서 귓속말로 물어보니
다행이 아무 일도 없다햇다.
2주만에 간 산촌은 입구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물소리가 반겨준다
장난이 아니다 양쪽 개울가로 흘러내리는 물이
계곡의 급류 그대로다
연못속에 살던 어리연은 물속으로 숨어버리고
뻘건 흙탕물만 가득 찬 연못은 숨도 못쉬고 물줄기를 토해내느라
요란하다. 주변에 핀 엉겅퀴꽃이 세찬 빗줄기에도
함초롬하게 피였다.
꽃밭으로 내려서니 장미는 이발을 벌써 시켜놓았고
고추나무는 몽둥가리 뜰보리수는 알뜰하게도 다 걷워갔고
대국도 군데군데 잘라놨고 상추는 긴대만 남아 키재기를 하고
풀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잘도 자랐는지 무성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