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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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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8 10:32:56, 조회 : 571, 추천 : 117 |
밤을 달려가는 길
바람의 날개에 억센 힘줄이라도
달렸는지 차가 휘청거릴정도다.
차창으로 나리는 바닷물의 유영이
이슬비처럼 내려 앉는다.
급하게 오느라 수돗가 단도리를 하지못해
걱정을 했더니 남편이 밤으로 달려가잔다.
얼어 터지면 어쩌냐고, 아니 당장 김장씻어야 할
물 걱정때문에.....
주일날 아침 전율을 느끼게 했던 대문 앞
참나무 낙엽은 한곳으로 몰려 수북하고
빈가지로 서있는 나무들의 겨울연가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웅~웅 ~윙~~ 산촌의 겨울을 알리는 전주곡
어느곳보다 더 을씨년스러울수도 있고 그 반대로
어느보다 더 감상에 빠져들게 할수도 있는곳.
차에서 내리자마자 수돗가 단도리 하고
김장밭 둘러보니 시어른께서 무를 뽑아 갈무리를 잘 해놓셨다.
달빛이 눈부시게 부서져내린다.
얼마만에 온전하게 맛보는 달빛이던가?
주위엔 바람소리뿐.
남편의 성화도 잠시 접어둔채
바람타고 부셔져 내리는 달빛에 한참을
그렇게 데크에 서있었다.
살면서 부대끼는 온갖 삶의 찌꺼기들
그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문제가 될것 같지않앗던
잠시동안의 환희.....
비로소 나의 가을에 쉼표를 찍을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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