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젬젬
|
2008-11-16 22:14:07, 조회 : 529, 추천 : 108 |
금요일 이른 아침
새벽차를 타고 산촌으로 향했다.
도망치듯 달려가는 버스는
풍경도 못따라 오고 그냥
놓아주고 만다.
설핏 감았던 눈이 바다냄새에
저절로 눈이 떠진다.
바다는 안개를 물기처럼 머금고
꾸역꾸역 토해놓는 그리운것들.
늦가을 빗속에
시댁 김장 170여포기 하루 종일 담갔다.
동서네와 시누 그리고 시댁.
늦은 밤 어둠까지 걸어둔 대문을 열고
산촌으로 돌아왔다.
이슥한 밤에 마신 커피는 곤단한 잠도
달아나게 하고 두런두런 나눈 이야기
그와 난 비로소 서로에 가을이 힘들고
서글펏다는 걸 알게되였다.
비에 젖은 낙엽 구르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한잠 자고 일어난 아침은 전율을 느낄만큼
너무도 아름다웠다.
다 떨어지고 몇잎 남지 않은 나무잎과
잔디밭에 수북히 쌓인 낙엽 안개가 살짝 가린 앞산의 실루엣
그리고 투명한 아침 공기는 간 밤의
잠투정 같았던 기분까지 말끔히 씻겨주었다.
성당가는 길은 일부러 대문밖까지 걸었다.
대문앞에 수북히 쌓인 낙엽을 밟으며
걷고싶어서...
거실 창문에 지던 연못 위 나무그림자를
창문에 남겨놓고 총총걸음치듯
아침에 걸었던 길을 되돌아 다시 일상의
한 자리로 돌아왔다.
산촌의 가을냄새
가슴저미는 그리운 엄마냄새...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