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젬젬
|
2008-09-21 22:06:17, 조회 : 680, 추천 : 130 |
어머니
어머니 생전에 불효막심햇던 나는
사별 후 삼십 여 년
꿈속에서 어머니를 찿아 해매었다
고향 옛집을 찿아가기도 하고
서울 살았을 때의 동네를 찿아가기도 하고
피난 가서 하룻밤을 묵엇던
관악산 절간을 찿아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전혀 알지 못할 곳을
애타게 찿아 해매기도 했다
언제나 그 꿈길은
황량하고 삭막하고 아득했다
그러나 한 번도 어머니를 만난 적이 없다
꿈에서 깨면
아아 어머니는 돌아가셨지
그 사실이 얼마나 절실한지
마치 생살이 찢겨 나가는 듯했다
불효막심했던 나의 회한
불효막심의 형벌로서
이렇게 나를 놓아주지 않고
꿈을 꾸게 하나 보다
(박경리 유고시집 "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중에서 )
아흐레만 지나면 시월이 오는데
아직도 구월은 여름의 중간쯤에서 해맨다.
단내물씬 풍기던 포도밭은 가을을 알리는 서곡과도
같았는데. 빈 포도밭이 늘어나는 것으로 가을의 길이를 재야하는듯 하다.
추석날.
보름달 같은 엄마 웃음 그리다
박경리 선생님 유고 시집 가슴에 품고
그냥..........
.
.
.
.
.
.
눈물만 쏟아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