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BBS >> 사랑방

나팔꽃 피는 아침

젬젬	2008-09-04 14:56:35, 조회 : 623, 추천 : 130

- Download #1 : yh21_0_004.jpg (67.8 KB), Download : 76

두어평 됨직한 우리집 장독대를 오르는 일은
내가 이불빨래를 널거나 된장을 퍼와야 할일이 아니면
장독대를 오르내리는 일은 없는데 요즘은
아침마다 장독대를 오르는 일이 잦아졌다.

담장너머로 가득 피여난 나팔꽃을 보기위해서
아침이면 차 한잔 들고 장독대에 철퍼덕 앉아
나팔꽃 웃음소리를 찻잔에 소복히 담으면

그 남자네 밭이랑에선 주인 잃은 도라지꽃 더덕넝쿨이
잡초에 묻혀 눈여겨 살펴보아야만 눈에 띄고
한여름 잘자란 나팔꽃 넝쿨은 씨를 뿌려 가꾼듯
다섯이랑도 넘는 밭을 완전히 장악해버리고 말았다.

밭주인은 진달래가 피기도 전에 병원에 갔는데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와도 올 기약이 없다는 풍문을
듣고 나니 평소 좋지 않았던 감정이 떫은감 한 입 가득 베어 문듯하다.

추천하기

목록보기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324	홀로 울게 하소서	젬젬	2009/11/27	132	585
323	영원히 들어도 좋은 말	젬젬	2007/11/08	131	637
322	성체조배 잘하는법	젬젬	2007/07/12	131	669
321	왜 사니? [2]	젬젬	2007/04/25	131	698
320	가야금 4중주 여울	젬젬	2009/06/22	131	638
319	그림 그리기	젬젬	2010/04/01	131	773
318	화가 났을때 [2]	젬젬	2006/01/14	131	511
317	위대한 침묵	젬젬	2010/01/12	131	580
316	벌써.. [1]	딸기옴마	2005/02/19	131	423
315	딸기옴마의 카드 [1]	젬젬	2004/12/21	131	531
314	봄비라고 하기엔 [3]	젬젬	2009/02/14	130	596
313	가을의 길이	젬젬	2008/09/21	130	681
	나팔꽃 피는 아침	젬젬	2008/09/04	130	623
311	접어두고 산 탓	젬젬	2008/08/25	130	588
310	천사	젬젬	2008/08/04	130	600
309	더듬이 사랑	젬젬	2008/01/29	130	695
308	새가슴	젬젬	2007/10/09	130	700
307	반디지치 [1]	젬젬	2007/04/17	130	668
306	새해에도 ... [1]	카프치노	2005/02/11	130	503
305	전시회 안내 [7]	젬젬	2004/10/06	130	532

목록보기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1][2][3][4][5][6][7] 8 [9][10]..[24] [다음 1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