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계속 추운 관계로 집안에서만 지내다 보니
바깥 풍경이 궁금해질때가 있다.
거실 창 앞에 선 목련나무 꽃봉오리가
봄을 꿈꾸는 모습이 어느땐 구름과 함께 부풀어 오르기도 하고
누워서 딩굴딩굴 구르다 보면 나도 구름이 되어 있기도 하고.
어느날은 문득 내가 누굴까? 하는 원초적인 물음표로
하루를 소일하기도 하고 무위도식으로 해넘이에 마침표를 찍기도한다.
영화를 보러갈까? 아니면 친구를 불러내어 아득한 길을 거슬러 오르며
우리 어린날의 햇살좋던 가을이야기로 서로에 감성을 짜깁기라도 해볼까?
아무것도 아닌것에 울컥 해지기도 하고 아무것도 아닌것에
감정이 소용돌이치기도 하는 인생의 또 다른 사추기를 지나는것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면 내가 미쳐 다 부르기도 전에 내 곁을 떠나버린 사람들이
몹씨도 그리워진다.
불면증으로 인해 생긴 새로운 이력 하나.
아침식사가 귀찮아져 거르는 날이 많아졌다.
하긴 다른 이들이 활동하는 시간에 그 눔에 잠이 붙잡고 늘어지니......
코끝이 쨍하도록 맵고 차가운 겨울이 좋다던 그녀는 잘있을까?
문학에 대한 열정이 같았던 불혹의 어느 한 해를 같이 보냈던 그녀.
그 교정에서 하루종일 벤취에 앉아 서로에게 시를 읽어주며 가을하늘을
우리들만의 언어로 가득 채웠던 하루. 참, 그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