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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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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7 22:33:24, 조회 : 594, 추천 : 162 |
엄마 방 삼단서랍 맨 첫번째는
언제나 하얀봉투가 있었다.
천원짜리도 있고
오천원권,만원권도 있었으며
하얀 수표도 몇장 섞여 있는걸 본적이 있었다
"백만원을 만들려고 하니 참 힘들다"시며
근근이 모으신 용돈을 엄마는 언제나 처럼 백만원 단위로
묶어 모으시곤 했다.
그 몇번째인지 모를 백만원을 모으기 위해 엄마는 엄마의 힘줄인양
세어보고 또 세워보곤 하셨을 그 돈
한달에 한번 신부님이 오셔서 봉성체미사를 드리면
신부님께 만원씩 차비하시라며 내놓으셨단다
그 만큼 비워진 자리를 채워 놓기 위해 엄마는 또 얼마나 애쓰셨을까?
난 용돈이라는 걸 드려본지가 언제인지 모른다
가끔 뵈러 가면 드실수 있는걸 사다 드리곤 했을뿐
엄마의 돈 모으기에는 결코 관심도 없었고 그렇게
하는것조차 네겐 못마땅한 일로 여겨질뿐이였다.
엄마 그 돈 모아서 뭘할건데 그렇게 모으세요?
물으면 당신가시는길에 조금이나마 보태쓰라고 모아두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히려 핀잔만 드리곤 했다.
그돈이 백만원으로 채워진것이 설이 지난후 였는가 보다
백만원을 모으셨다며 큰올케 한테 자랑처럼 말씀하시며
당신 마지막가는길 에 필요한 관 사는데 보태달라고 하셨단다
백만원이 엄마 삶의 목표인양 살아오셨을 날들
그 백만원이 채워지자 더이상의 의미가 엄마께는 없으셨나보다.
그리고 삶의 끈을 놓아버리신 엄마의 통장잔고는 몇백원으로
긴 여정의 허무를 채워놓고 있었다.
안개가 토해놓은 울음을 삼키며 가신 엄마는 마리아 할머니로
다른세상의 그분과 만나셨을까?
한줌의 재로 아버지와 큰오빠곁으로 돌아가신 엄마.
며칠후면 엄마의 생신이라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몰라
예쁘게 차려드리려고 언니랑 의논을 했었는데.......
노환중이시라 내가 카메라를 가져가도 파인더속으로
들어오는 엄마의 얼굴이 가슴저며 차마 담아올수가 없었는데.....
어쩌다 가는날 나오기 기다려 손톱과 발톱 깍아달라시며 하시는 말
바싹 짧게 깍아야지 안그럼 금방 자라서 거북하시다곤 했는데.....
큰오빠 가슴에 묻으신후 생의 기쁨까지 함께 묻으셨는지
웃음도 잃어버리고 아파도 참고 당신의 간절한 소원만 기도 하신 엄마.
그 기도처럼 예쁜모습을 남겨주시고 평안히 가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요.
엄마
그곳에서도 백만원이 모아지면 뭘하실건가요?
(오늘 엄마 즐겨 드시던 커피까지 타서 삼우제 지내고 성당가서
미사드리고 왔어요 어제 먼곳까지 찿아와주신 초심님,꽃향기님,옹까님,렘님,대블님,수메루님,그리고
따뜻한 마음까지 담아전해주신 뫼샘님,딸기옴마,귀엽님. 정말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 고마움 잊지않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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