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쟁이 처럼 생긴 그대로 깍쟁이였지만
가족중 누가 안들어 오면 현관앞에
쭈그리고 앉아 밤새 기다리곤 했다.
할아버지가 별루 이뻐 하지 않아도 대문앞까지
뛰어나가 바지 가랑이 붙잡고 매달리며 반가워 해서
시간이 지난후에 할아버지도 귀여워 해주었는데.....
금요일 부터 설사를 하길레 먹는걸 주의 시키고
토요일날 아침에 병원을 데리고 가니 감기기운이 있다고 해서
영양제를 먹이고 산촌 데리고 가려다 집에 두고 갔더니
그새 병이 많이 깊어져 일요일 집에 오니 거의 탈진 상태였다.
그 와중에 힘이 없어 걸음도 두어발자욱 걷다가 쓰러지면서도
소변을 보기 위해 목욕탕으로 가는걸 보고 얼마나 안쓰럽던지
내가 안아다 욕탕에 넣어주면 물 조금 먹고 기운 차려 다시 걸으려고
안간힘을 써서 밤새 안아주었다.
물 먹은것도 다 토하고 간간이 신음소리를 내는데 차마 듣지 못할정도였다.
병원을 가니 가망이 없다는 진단................ 오늘 넘기기 힘들다는 검진결과
난 너무 가엽고 불쌍해서 끌어 안고 울었다.
그 어린것이 갸냘픈 숨을 할딱이며 무의식 적으로 신음소리를 토해 놓는데
가슴이 저리다 못해 빠개지는것 처럼 아팟다.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꼭 끌어 안고 ㅇ애니야 엄마와 우리식구 모두 너로 인해
무척 행복 하고 즐거웠단다 너가 우리 가족에게 준 행복 두고 두고 기억할께
부디 좋은 곳으로 가고 다시 태여 난다면 그땐 사람으로 좋은 가정에 태어나라는
말만 되 풀이 했다.
말 귀를 알아 듣는지 애니는 눈물이 줄줄 흐르고 집에 와서 담요에 싸서 눕혀 놨더니
마지막 힘을 다 소진 하고 가려는지 너무도 애를 써서 차마 볼수가 없었다.
남편한테 전화하니 알았다며 오후 근무를 반휴가를 내고 왔다.
제 아빠가 와서 애니야 아빠왔다고 하니 또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흐르고
우리가 이쁠때 불러주는 "강김애니" 힘든데 편안히 가라고 제 아빠가 말하자
싸 안은 수건이 흥건이 젖도록 눈물이 흘렀다.
영리하고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아 열대야가 오는 밤에도 창문을 열어 놓고
자곤 했는데...... 앞집 형님이 오면 반가워 어쩔줄몰라하고
어쩌다 문 열어 놓으면 쏜살 같이 큰엄마네 집으로 달려가 끙끙 거리며 문 열어 달라고해서
한나절씩 놀다가 오곤했다.
내가 여행을 가더라도 집으로 전화하면 아들들 밥 먹었냐는 소리는 안물어도
애기들 밥 잘챙겨 줬냐고 묻곤해서 애들이 우스개 소리로 아들보다 애들이 더 소중하냐는
농담도 하곤했는데.....
비록 말 못하는 동물이였지만 우리가족으로 함께 살면서 우리에게 준 행복은
잊지 못할것같다.그리고 이렇게 가슴이 아릿하고 아플줄은 몰랐다.
" 애니야 엄마가 널 아주 많이 사랑했단다. 그리고 너가 간 그곳에서
편안히 쉬어라"
뜰에봄
젬젬님, 정말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저는 솔직히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그 세월동안 키우며 정 들었으니
얼마나 섭섭하고 슬플까? 하는 정도는 짐작이 갑니다.
애니가 여태 젬젬님의 극진한 사랑을 받았으니 개치고 무지 행복한 생애를 보낸 셈일거에요.
아낌없이 사랑한 걸로 위안을 삼으세요.
애니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하는 바입니다.
젬젬님 속히 슬픈 마음 추스리시기를 바라구요.
07-25 23:16:40
수메루
개를 길러보았어도
내 앞에서 죽은 적이 아직 없어서
그 슬픔의 깊이는 잘 모르지만
짐작은 충분히 해요
다른 집으로 떠나보내고도 한참을 눈에 아른거렸는데
영 떠나보낸 것이니
오죽하겠어요
애니웨이... 애니는 더 좋은 곳으로 갔을 겁니다
젬젬님
힘 내시고요
07-26 03:27:05
jam
뜰봄님 ,수메루님.
위로의 말씀 고맙고 감사합니다
비록 말을 못하는 강아지였지만
눈 빛만 봐도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우리 가족으로 같이 생활한 시간이 있었기에
쉽게 잊혀지지는 않을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