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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찿아서

젬젬	2005-01-11 21:02:35, 조회 : 403, 추천 : 109

*조 덕 자 *

색색의 무늬 숨겨진 하늘이
산 위에 무겁게 늘어져 있다.
계곡 사잇길 새파랗게 질린 낭떠러지
고개 숙인 가지 끝 얌전한 꽃등이
길을 밝힌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제각각
가슴에 꽃 한 송이 키우고 살지만
흔들리는 바람 속 그 꽃송이 잊은채
또 다른 꽃송이 찿아
길이 열리는 곳으로 가고 싶어한다.

새벽 이슬 내린 길섶
사람들은 마음에 담고 있던 길 모두 풀어놓고
내 길도 함께 풀리어
산 속은 온통 길로 어지럽다.

산이 만들어 놓은 길
사람들이 서로 지우며 가고
사람들이 버리고 오는길
어느새 산새들이 모여 쪼아먹고 있다.

***** ***** ***** *****

이 시는 산촌 갤러리에 아씨라는 닉으로 오시는 조덕자시인의 첫 시집
가구의 꿈에 수록된 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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