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생각
|
|
젬젬
|
2006-06-29 10:04:37, 조회 : 539, 추천 : 124 |
한달에 두서너번씩 내게로 배달 되어오는
책들을 읽다보면 아주 오래전 일들이 생각난다
어렵던 시절 한줄의 글에 목말라 활자체로 된것은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읽고 머리속에 저장하기 바쁘던 그때
삼성당이란 출판사에서 나오던 작은 문고판을 하나 사기위해
용돈을 쪼개고쪼개 사서 읽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밤을 새워 읽으며
내 문학의 꿈을 한겹씩 차곡차곡 접어가던 때
친구한테 빌려온 책을 읽느라 밥이 새카맣게 타도 모르고
독서삼매에 빠져 있다 주인댁 할머니의 불호령을 받고
아차 했을때의 그 슬픔...
단테의 신곡을 이해 하려고 애쓰다 홀씨처럼 놓아버렸을때의 후련함과
전혜린의 삶속에 끼어든것 처럼 뮌헨의 가스등불을 가슴으로 그리워하며
무조건적인 그리움을 키우던 시절은 철없던 스무살 언저리의 미완으로 남은
그림이지만 난 가끔씩 그때를 떠올리면 책방앞에서 서성 거리던 행복이
빛 바렌 것 처럼 느껴저 서글퍼저 옴을 감출수 없다.
계간지,월간지 등 읽을것이 많아도
그때처럼 내게로 달려오는 그리움이나 희망같은 걸 못느끼는 무뎌진 감성은
세월 탓 많은 아닐텐데..... |
|
|
|
|
|
제가 젬님 닮은 데가 많았군요
딱 그 짓을 제가 참 많이 했습니다..ㅎ |
06-29
21:42:22
 |
|
|
|
지금은
읽을거리가 넘쳐나서 그런가
책을 손에 잡아도 그때의 그 떨림같은 감흥은
다~ 어느곳으로 갔는지......
내가 글을 깨우치고 첨 접한것이 타잔 이였는데
밀림속의 타잔이 정말로 존재하는 인물인줄 알았다우
보릿짚 때는 아궁이에 앉아 눈물콧물 범벅이 되어
읽었던 기억도 있고 하마트면 불귀의 객이 될뻔한 사건도(?)
있다우 ^^
사랑방 책상에 앉아 등잔불 켜놓고 책을 보다가
깜박 잠이 들었는데 내가 잠결에 등잔을 건드렸는지
책이 반쯤 타고 책상 가운데가 구멍이 날정도로 타버려
아주 호되게 야단을 맞고 한동안 책하고는 가까이 하지 못했다우
그 책상은 내가 시집오기 전까지 우리집 사랑방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오빠들 학교 다닐때 쓰던 손때가 묻은 ) 이사 하면서 정리를 했다고 하드만유
서랍속엔 작은 오빠가 취미로 모은 그림들이 차곡했고
맨 아랫 서랍은 나의 보물창고였는데........ |
06-29
22:22:45
|
|
|
|
딱 그 짓을 한 사람이 한 두사람 아닌가 봅니다.
아, 전혜린...
전혜린이 좋아했던 커피, 루 살로메, 뮌헨, 자살까지 동경의 대상이었지요.
'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ㅡ 책 제목까지도 어찌그리 감상의 도가니에 빠지게 맹글던지...
범우사, 동서문고. 삼중당 ...문고판 책들이 지금도 제 책꽂이에 꽂혀 있는데 그때 그 목마름을 축여 주던
기억땜에 버릴 수가 없어요. |
07-02
09:21:37
|
|
|
|
책앞에 책 펼쳐놓고
읽다가 들켜 혼나지는 않으셨어요 ? ^ㅠ^
전 쫓껴나 복도에서 무릎꿇고 @#$%^&~~~ㅋㅋ |
07-03
10:33:12
|
|
|
|
수업시간에 책 읽다 들킨 건 수도 없지요.
그래도 몇 번 뺏긴 기억만 잇고 꿇어앉은 기억은 없으니 젬젬님보다 덜 했나 봅니다.
특히 중학교 때 수학선생님은 하도 어이가 없으시던지 ' 목아프겠다 책상위에 올려 놓고 읽어라' 하셨는데 저는 진짜로 그 선생님 시간에는 책상위에 책을 올려 놓고 읽었어요.
선생님이 정말 많이 봐 주셨던 것 같아요.
갑자기 뚱뚱한 몸집의 그 선생님이 보고싶어집니다. 정영규 선생님,
저더러 '연수이 니는 농띵이 라고 하기도 아깝다시며 '띠농' 이라고 부르셧는데 그래도 상당히 이뻐해 주셨던 듯 합니다. |
07-03
23:24:41
|
|
|
|
진작 나한테 말씀하셨으면
수업시간에 안 들키고 소설이나 수필집 읽는 법을 알려 드렸을텐데!!
교과서를 모두 예쁜 포장지로 쌌잖아요
겉장에 매직으로 크게 국어, 영어 하고 과명을 썼으니까
고거 벗겨서 소설책에 입혀
책상 위에 세우고 읽었다는 거 아닙니까...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시작한 그 잔머리
고등학교 때까지 계속했는데
한 번도 안 들켰음!
(어쩌면 선생님이 알고도 속아 준 건지도 모르지만...ㅎ)
봄언니는 선생님이 띠농이라 불러주셨어요?
제 고등학교때 국어 담당 문영모 선생님은 저보고 '안군' 또는 '안서방'이라고 불렀어요
그 때도 도무지 여성스럽지는 못했던 모양입니다.^ㅠ^ |
07-04
01:11:02
|
|
|
|
전혜린은 내게도 우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제 책이나 공책 어디에도 적혀있었습니다
그 말이 왜 그리 좋던지..하하 |
07-04
01:12:24
|
|
|
|
수멜님은 역시 저보다 한 수 위이십니다.
나도 진작에 책포장지로 눈가림 할 줄 알았으믄 지금쯤 문명을 펄펄 떨쳤지 싶구마는... |
07-05
11:21:12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