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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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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3 21:44:10, 조회 : 507, 추천 : 135 |
두번의 강산이 변하기전인 어느 봄날.
집안 형님댁에서 입양해온 깜순이는
울집 막내랑 친구가 되어 그렇게 지내며
우리 가족으로 함께 살기 시작했다.
영리하고 집 잘지키고 골목 어귀에 우리집 자동차나
우리가족들의 발소리가 들리면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반가움에 찬 소리로 짓어대면 누가 오는지 내다보지
않고도 알수 있었다.
동물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였는지
삼년전부터 백내장으로 앞이 안보여 더듬거리며
생활하는데 지장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집은 여전히 잘보고 외출했다 돌아오면
어김없이 반겨주곤 했다.
올 봄부터는 급격히 체력도 떨어지고 관절부분이 안좋은지
제대로 서있지도 못해 안타깝고 불쌍해 안락사를 시키려고
했더니 가족들 모두 반대를 해서 자연사 할때 까지
놔 두기로 했다.
이십이년을 함께 살았으니 애들과 나, 우리집 식구들은 깜순이를
빼놓고 이야기를 할수 없다. 시어른께서도 오시면 깜순이 잘있었냐고
묻고 가실땐 집 잘지키라고 당부를 하고 친척들도 오시면 깜순이를
먼저 아는체 했을정도니 분명 우리 가족으로 자리 매김을 당당히했었다.
며칠전 부터 외마디소리에 가까운 신음소리를 간혈적으로 내 얼마나
안쓰럽고 마음이 아프던지.....
애니를 보낸 경험이 있기에 목욕시켜서 데리고 가려고 맘 먹고 있었는데
아무도 없는 빈 집에서 혼자 외롭게 가버린 깜순이.
그 고통을 줄여주지 못함에 자책을 하며 산촌의 양지바른 언덕에 묻어줬다.
오늘
깜순이가 지키고 있던 집을 청소하며 든자리는 몰라도 빈자리는 금새 티가 난다고
하던 말을 실감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제 집앞에 나와 반가워 끙끙거리며 맞아주던 모습은 이제 기억에만 남아있겠지...
이 가을에 또 한번의 이별을 했다.
" 깜순아 평온하게 잠들고 새로운 생명을 얻거든 부디 좋은 곳으로 다시 태어나렴
그동안 여러가지로 고맙고 감사했다 . 그 고마움 잊지 않을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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