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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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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3 12:34:58, 조회 : 620, 추천 : 144 |
대한민국의 며느리들이라면
설,명절 이런날 좋아 할 사람 대부분 없을거다.
종갓집은 아니지만
한 집안 장손 짝으로 산지 삼십년이 넘고 보니
참, 굽이굽이 사연도 많다.
차례상 올린 음식과 제수용품을 마련해서
시댁으로 다니던때는 그야 말로 이삿짐수준으로
꾸려 다녔다.
내 집에서 크고 작은 행사를 주관하기 시작하면서
그 이삿짐 행렬은 면했지만 때가 되면
시장 봐 나르는 것이 여간 힘든게 아니다.
연례행사도 맘이라도 편하면 그까짓껏 하지만
그렇지 못할때는 만사가 심드렁으로 돌변하고 만다.
이미 그때는 정성이고 뭐고 물건너 가고
내 의무를 곁들인 궁시렁까지 내재된 최악의
컨디션은 부풀어 오른 풍선이 되기 일수다.
김치를 담그기 위해 배추를 다듬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부재중일때도 이렇게 할까?
전쟁을 치르는듯한 소동을 한바탕 치르고 나면
내 안의 모든것들이 한꺼번에 소실되어
바싹 마른 빈 껍데기만 남아 언제 부서질지 모를것 같다는
서글픔이 늘 뒷따라 오는 그림자 처럼 붙어있다.
꼭 차례상을 차려야만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것일까?
좋은 차 한잔과 소박한 꽃 한다발을 정갈하게 마련 해놓고
온 가족 둘러 앉아 조상님 께 감사한 마음 나누고
그간 팍팍 했던 서로의 삶도 어루만져주는 그런 자리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시대가 변하는것이 좋은것 많은 아니듯이 옛것만
고집하는 것도 꼭 옳은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스트레스 받으며 하는 일이 뭔 영양가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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