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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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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7 14:05:51, 조회 : 612, 추천 : 137 |
태풍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내고
지나갔는지 빨리 살펴봐야 한다는
남의 편 말에 금요일 늦은 시간
여지 없이 산촌으로 향했다.
그 전날 난 이미 다녀온 후라 가봐야
더 놀랄일도 없었지만 남의 편은
직접 확인을 해야 궁금증이 사라질(?)것이니
잔소리는 멀리 출장보내고 옆자리 지키는
파수꾼처럼 말없이 차에 올라탔다.
산촌에 도착하니 전기타이머가 작동을 안해
그야말로 캄캄절벽 손전등으로 위치확인하고
문 열고 들어서니 한증막이 따로없다.
이튼날은 아침일직부터 전기톱 가동해
대문밖 쓰러진 참나무 해체작업을 하고
전기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참나무가지
한전에 신고해서 처리하고
보일러 고장신고해서 해결하고
오후엔 김장 심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해가 질무렵되니
내 온몸의 기운이 몽땅 바닥이 나버려
숨쉬기도 버거울지경이였다.
저녁을 먹고 세탁기 돌려 빨래해결하고
자리펴고 누우니
남의 편도 고단했던 하루라 금새 꿈나라
난 도통 잠을 이룰수가 없어 이리저리 뒤척거리는데
내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에 눈이 번쩍
온갖 풀벌레소리가 가을의 전주곡처럼 들려왔다.
달빛처럼 비쳐드는 가로등불빛아래
살그머니 일어나 앉아 밤이 더 깊어지는 풀벌레소리를
들으며 오래도록 그렇게 시간을 나눠가졌다.
잊고 있었던 감성코드 하나가 다시 살아난 깊은 밤
풀벌레 소리
지금도 그 풍경을 떠올리면 아주 쬐끔 행복한 미소가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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