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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가락지
젬젬  2004-11-30 20:58:04, 조회 : 570, 추천 : 114

아침저녁으로 세상소식을 접하게 되는
시간이면 연일 달러화 가치가 내려서 금값이
치솟는 다는 뉴스를 접한다.
불과 몇년전에는 IMF 때문에 온나라가 떠들석하게
금 모으기 운동을 하여 나도 애국자 인양 지니고 있던
금붙이를 몽땅 은행에 갔다 준적이 있다.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하면서 부터 차츰 문명에 눈을
뜨며 금붙이와는 떨어질수 없는 관계로 발전하며
살아왔나보다. 고대 문명의 발생지에서 출토 되는
여러 장신구중에서 가장 화려한 색상으로 변하지 않고
찬란한 빛으로  후대손에게 그 빛만큼 찬란했던 문명을
전해주는 것도 금으로 만든 여러가지 장신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금에 관한 역사 만큼이나 나에게도 서글픈 이야기 하나가 생겨났다.

내 어머니가 약지손가락에 끼고 있던 금가락지.
당신의 제일 큰 손녀딸에게 물려주셨다.
아무런 장식도 없는 그냥 둥그런 링으로 된 반지 하나.
조카는 그 가락지를 물려 받으며 할머니를 껴앉고 통곡을 했다고 했다.

딸들보다 더 자주 가서 목욕을 시켜 드리고, 머리도 커트시켜주고
곰살맞게 이것 저것 챙겨주는 당신의 첫정으로 키운 손녀딸이
얼마나 대견하고 이뻤을까.
난 친정집을 다녀오는 날이면 가슴이 아리다 못해 알수 없는
통증으로 인해 몇날을 혼자서 속깊은 울음을 삼키느라 힘이 들었다.

갑자기 변해버린 주위환경못지 않게 사람도 그에따라 변하고
그런것이 자연스런 것인데 아직도 받아 들이기가 기막힐때가
더 많은걸 보면 난  덜 여문 쭉정이에 가깝다.

어머니의 패물은 큰오라버니 가시고 난 후 무엇이 그리 급했는지
큰며느리한테 다 물려주고 푼푼이 모은 용돈으로 허전해서 하나
장만했다며 끼고 있던 금가락지.
그것마져 빼어낸 자리엔 어머니의 세월흔적이 잊혀져 가는 것 처럼
선명했던 자욱이 흐미해져간다.

손녀딸에게 끼워주며 당신가고 난 후 할미가 생각나거든
그 반지를 보라며 목이메어 말을 잊지 못했다며 조카는
그날의 상황을 전선줄을 통해 들려주며 훌쩍거렸다.

어머니의 젋은날은 아버지의 빈자리로 인해 우울한 그림자 같다.
아버지가 물려준 3돈짜리 반지는 작은오빠의 등록금으로
보태여 졌고 그후 어머니는 가락지같은 장신구는 사치스런 것일뿐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어머니 환갑때 내가 해다드린 반지도 제대로 끼워보지도 못하고
우여곡절을 남겼고 작은아들이 금비녀와 금팔찌를 해드렸어도
한번도 몸에 지니고 있는걸 못보았다.

품위 있게 어머니가 장신구를 지니기에는 세월이 너무 버거우셨는지
하얀 가제 손수건에 하나씩 정성스럽게 꼭꼭 싸매 둔것을 큰오라버니 49제를
지내고 난 후 당신의 홑겹을 벗어주듯 며느리 한테 다 주었다는 소리를 들었을때는
어머니가 한없이 측은하고 가엽다는 생각에 얼마나 마음이 아팟는지 모른다.
그렇게 해서라도 혼자된 며느리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싶었는지...

조카는
할머니의 손때가 묻은 반지를 잘두었다며 울먹이는 소리로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갑자기 한기가 몰려들며  그순간만큼은 내가 썰물이 된것처럼
모든 기억이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수메루
에구..... 또 울 엄마 생각나네
가서 좀 울고 나중에 다시 올께요
11-30
21:31:45



꽃향기
엄마 생각나게 하요................
괜시리 눈물이 핑 도네요....
12-01
19: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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