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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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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6 21:08:18, 조회 : 685, 추천 : 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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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 생활을 시작 하면서 갖게 된 상념중 하나가 때론
사치스러울 만큼의 외로움을 주고 산을 타고 내려온 바람이
놓아주는 소리를 듣노라면 문득 내가 어디쯤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곤한다.
저녁 성근별이 하나 둘씩 산마루에 걸쳐지면
산으로 둘러 쌓인 산촌의 저녁은 적막함에 아주 낮은 소리도 메아리가 되어
어둠속으로 스며든다.
산촌생활을 시작 한지도 3년째 접어들었다.
맨 처음 계획을 하고 하나씩 차근차근 실천해 나갈때는 세상을
다 얻은것 처럼 행복하고 즐거워 시간이 지나도 그 행복은
차곡차곡 쌓여 있을것만 같았다.
나무가 자라고 길이 포장되고 전기가 들어오고 식수를 파고
집을 짓고 과일이 달려 따먹고 지인들이 찿아와 하룻밤 묵어 갈때
마다 내가 묻어둔 행복을 꺼내 햇볕에 잘 말려두곤했다.
남편과 내가 불혹의 세월을 고스란히 묻은 산촌.
날마다 꿈꾸던 꿈이 현실이 되였을땐 참으로 폼나게 살것만 같았다.
내가 읽고 싶은 책도 맘것 읽고 음악도 하루 종일 듣고
그러다 싫증이 나면 테크에 앉아 하늘 을 날으는 비행기 숫자도 세어보고
여유롭게 잔디밭에 앉아 잡초도 뽑고 채소도 넉넉히 심어 푸짐한 상차림으로
그와 내가 시름을 덜어내며 오수를 즐기기도 하고 맛갈나게 하루하루의
일기도 쓰고 싶었다.
새벽녘 새소리에 잠에서 깨어 나 적당한 게으름을 섞어 뭉그적 거리다 앞 산 나무 사이로
퍼지는 햇살을 하루치의 평화로 맞이하며 마치 묵언 수행자 처럼 간간이 그렇게도 살아보고
저녁이면 산 능선을 따라 내려오는 산 그늘을 걷어 낼 불 밝히고 밤의 적막함을 찻 물 따르는 소리로
하루를 접고, 비오는날은 숲속에 떨어지는 빗소리에 메마른 내 영혼을 적셔두고
갈라지고 금이가는 것을 막아두고 싶었다
허지만 꿈과 현실의 차이점은 내가 늘 시달리며 사는것 처럼 느껴져
어느새 식어버린 열정은 내 감성을 목석으로 변화시키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늘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생활이 가져다 주는 부작용인지도 모른다.
그와내가 오롯이 앉아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지도 못했고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각자의 관심을 다 들어내놓고 펼쳐 본 적도 없었다.
도착 하자마자 옷 갈아 입고 가져간 짐도 제대로 챙기지도 못한채 서두르는 것이
어느새 스트레스가 되버렸다.
단순해지고 싶을때 늘어지게 늦잠도 자고 시,공간에 구속받지 않고
일상의 비늘을 털어내고 말끔해진 기억으로 내가 떠나온 곳으로
돌아오기 위한 짐을 꾸리는 여유를 이젠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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