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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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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04 11:02:43, 조회 : 565, 추천 : 122 |
잘자라 우리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하는 노래나
자장자장 우리아가 잘도 잔다 하면서
토닥 거리며 불러주는 노래를 세상의 어머니 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불렀을 거다.
나도 내 아이들이 어렸을땐 품안에 안고 불러주던 노래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어렸을 때도 엄마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있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은 멜로디로 된 자장가를 들으며 잠든적이 많다.
세상에서 단 한 곡 뿐이던 엄마의 노래였다.
자장가와는 거리가 멀게 된 지금은 아주 특별한 자장가를
들으며 날마다 꿈길로 향한다.
정확하게 표현을 하자면 때론 고문을 당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남편이 들려주는 자장가. 내가 그자장가에 익숙해 지기까지는
많은 인내심과 시간이 필요했다.
못되먹은 예민함에 우리집 강아지가 자박거리며 걸어다니는 소리까지 다
들려오는 내 귀는 깊은 숙면하는 것을 늘 ~방해를 한다.
남편의 자장가는 날마다 멜로디가 틀려서 여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된다.
피곤하다든가, 약간의 술을 마신날은 그 자장가의 톤이 불규칙해서
거의 한고개 넘어가는 수준이다. 그리고 불협화음같은 소리에 놀라서 자는 사람을 흔들어
깨운적은 수도 없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서 벼게를 들고 한밤중에 거실로 아이들 방으로
때 아닌 배회를 해야만 했다. 그런 다음날은 하루 종일 내가 지쳐서
머리에서 웅웅거리는 소리에 시달려야만 했다.
날마다 잠설치는 나를 위해 남편의 배려는 내가 먼저 잠들기 바라며 거실에 앉아 늦도록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TV을 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그런일도 하루 이틀이지, 오래가지는 못했다.
흐르는물이 모난돌도 둥글게 하듯이 세월도 점점 나를 둔하게 만들어 줬다.
불규칙한 톤에 익숙해져가고 남편 보다 내가 먼저 잠드는 날도 점점 많아져
못듣고 자는 날도 더러 있으니 아마 이런것이 늙어가는 과정인가 보다.
그리고 이젠 그 코고는 소리를 자장가로 들으며 나도 잠이 드니 부부란 이런것 까지
서로 닮아가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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