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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그리고 극기훈련(1)

젬젬	2005-09-05 16:46:16, 조회 : 762, 추천 :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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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가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부터 왠지
마음속에선 아무런 느낌표도 일어나지 않고 그냥 무덤덤하면서도
썩 내키지 않는 느낌이 더 강했다.
남편의 중.고교 동창부부들과 두번째 같이 하는 해외여행은
팔월의 더위가 한풀 꺾인 후라 약간의 가을냄새가 느껴져
가을 여행을 미리 가불해서 가는 것이라고 나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공항 라운지에서 여행사 가이드를 기다리는데 약속시간 1시간이
지나도 안나타난다. 여행지를 주선했던 분은 안절부절 벌써 여러번
통화를 했지만 곧 온다는 연락만 올뿐 좀처럼 나타나지를 않는다.
뭔가 출발부터 상쾌하지가 못한것이 영 ~개운하지가 않다.
보딩 20분전에 겨우 미팅을 하고 짐부치고 바로 보딩을 하고
상하이가는 비행기로 탑승을 했다.

날씨는 흐려서 희뿌연 하늘이 낮게 내려와 걸려있다.
나와 남편의 자리는 다행이 창가쪽이라 밖을 내다 볼수 있어
덜 답답하다. 일행들도 옆으로 옆으로 나란히 앉았다.

제주도상공을 지나자 하늘이 맑다.
온갖 구름의 모양이 생겨났는가 하면 금새 사라지고 다시또 나타난다.
씨아에서 방금 뽑아낸 목화솜 같은 구름이 폭신하게 깔려있는걸 보니
어릴적 생각이난다. 가을이면 목화솜을 광주리 가득 따다 놓고 눈내리는 날이면
엄마랑 마주 앉아 씨아를 돌리면 목화솜과 씨앗이 분리되는것이 재미나
팔 아픈줄도 모르고 돌리던때가 있었는데..... 목화꽃은 또 얼마나 예쁘던가.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화려 한듯하고 은은한 꽃색은 아무리 봐도 싫증이
나지 않아 목화꽃이 피면 한,두가지 꺽어다 목이 긴 파란 술병에 꽃아
뒤주 위에 놓아 두었던 기억이 새롭다.

상해까지의 비행시간이 두시간 밖에 안걸린단다. 직항로로 가기때문에 그만큼
거리가 단축 되었다고 한다. 전세계가 점점 빨라지는 교통수단으로 인해
하루 생활권에 든다고 하는데 국가간의 정치나 이념을 떠나서 경제적으로 손익을
계산하지 않을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구름위를 산책하던 내 눈길이 어느덧 상해 공항의 할주로에 멈춰져 있다.

공항에 내리니 아열대성 기후의 열기가 먼저 반긴다. 45도를 오르 내리던 열기가 좀 사그러든
후라는데 우리가 피해다니던 더위를 다시 찿으러 온건 아닌가 하는......
중국의 경제특구라는 상해 는 복잡하다는 첫 인상이 전해진다. 여느도시처럼 즐비한 상점과
높은 건물 그리고 밀집된 아파트 들이 거주 하는 인구가 많다는걸 암시적으로 말해준다.
상해의 특징은 똑같은 건물이 없다고 한다. 그건 아마 국제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한 전략같기도 하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옆은 녹지조성이 잘되어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보던 유도화와 베롱나무가
즐비하게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 전혀 낯설지 않으니 눈에 익은 나무 때문인가보다.
교통법규는 있으나마나 한가보다 중앙선이란 개념조차도 없는것처럼 보여진다.
누가 먼저 차머리를 디밀고 진입 하느냐가 우선이니 교통사고도 많고 사망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무질서가 질서인것 같은 도로는 곡예사가 운전을 하는것 같아 귀국할때 까지 몇번을 놀라서
가슴을 쓸어 내렸는지 모른다.

시내로 들어설수록 곳곳에선 빌딩공사가 한창이다. 우리나라에선 비산 먼지 때문에 가림막을 치고 하는데
이나라는 대나무가 많아서 인지 가림막이 대나무로 짠 것이다. 흐린날과 비오는 날이 더 많다는 상해는
빨래줄이 없고 대나무로 된 빨래 걸이가 집집마다 있다. 속옷이건 겉옷이건 모두 옷걸이에 걸어 널어 놨다
습도가 많아 집안에서는 안말리고 날씨가 흐렸어도 밖에다 걸어둔다고 한다.

상해 임시정부청사. 일제의 강점기에 조국의 광복을 위해 애쓰시던 선열들의 옛 발자취를 더듬으며
나라가 없는 민족의 설움이 얼마나 뼈져린것인가 다시 한번 느꼈다. 나라가 없었다면 이렇게 자유롭게
여행도 못하고 얼마나 먹고 살기에 급급할까 생각하니 실천하기 쉬운것부터 애국해야 겠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넣었다.
임시청사앞 골목은 추적 거리며 내리는 비에 젖어 있다. 어지럽게 늘어져 있는 전선줄들이 흘러간 시간까지
녹아든것 처럼 묶은 흔적으로 걸려있다.

수메루

드디어 여행기를 시작하시네요
치맛자락 붙잡고 쫄쫄 따라갑니다~ ^^

09-06
09:09:46

그모

여행 가시는것도 몰랐는데
어느새 오셨어요
허참....
미리 알려 주시지
찻값이라도 드렸을텐데요
여행길 멋있는 카페에서 두분 진한 차한잔 드시게...
저는 남편 촬영 기본에 맞추느라
해운대 조선비취 대형 창문너머 출렁이는 파도랑 동무해서 놀았어요
저녁에 작은아들 내려와서 함께 놀았죠
일요일 시어머니 생신을 울산에서 유명한 배내골 식당에서
하고, 시어머니 울집에 와 계시니까
일하러 가며 태워서 가고 병원가도 태워서 가고
심지어 차에 기름 넣으러 가도 태워서 갑니다
파킨슨씨병이라 걸음걸이가 많이 불편해
어쩔 수 없이 얼라들처럼 끼고 삽니다

수메루님~~
요기서 인사 나눕시다
반갑게.....

09-06
09:33:04

수메루

반갑습니다, 그모님~

에구구...그런데.... 많이 힘드시군요.....
어른 편찮으신 거 참 ..어떡해요..

09-06
13:06:29

젬젬

그모님

어르신이 편찮으셔서 힘드시겠습니다
늘 바쁘신 분이 여러가지로 애쓰시겠군요
저두 시어른 두분이 아직은 정정 하시지만
그나머지는 제 몫이라 늘~ 맘속으로 기도드립니다
당신들 부름 받고 가시는 날까지 건강하시라고......

서울 나들이 언제 오시나요? ^^

수메루님^^
치맛자락 붙잡아 봐야 별것 없습니다 ^ㅠ^

09-06
17:26:03

그모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걸음을 못 걸으시니 부축을 아무리 해도 발이 안 떨어져
정신과 식사같은건 멀쩡하고
하루종일 고장난 라디오처럼 입안에 들은 이야기가 끊임이 없습니다
큰댁에서는 큰채와 작은채로 따로 거주하셨어
말을 다 못한건지...
24시간 벗어날 수 없어
벌써 기진맥진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우선 내몸이 과로 상태라
감당하기가 만만치 않네요
젬젬님 어르신들은 건강한거 정말 큰 복이랍니다
수메루님 나 어떡해요??

09-06
19:30:44

젬젬

에구구.....
그모님 어쩌신대요
계속 뫼시고 있으셔야 하나요?

시골은 일거리가 많으니 어르신 말벗해드리며
시간보내고 하실 여유는 없으셨겠죠
그래서 더더욱 말씀이 많으신거고...

울 친정엄니도 우리들 가면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모두 꺼내놓으시느라 혼자 바쁘시답니다

힘내시고 기운 차리세요

참 비가 많이 온다고 하던데 피해 없이 괜찮으신지요?

09-06
21: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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